브라질 배구 세터는 왜 경기 내내 홀로 마스크를 썼을까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모든 분의 고통을 생각했습니다.”

지난 25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A조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는 마스크를 쓴 채 뛰는 브라질 선수가 눈길을 끌었다. 바로 브라질의 세터 마크리스 카네이로다.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은 평소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경기 중에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카네이로는 왜 경기 내내 마스크를 썼을까? 실은 그에겐 아픈 기억이 있었다. 카네이로의 삼촌이 코로나19에 걸려 투병 생활을 했다.

카네이로는 29일 <한겨레>에 “우리는 지금 코로나 대유행 속에 있다. 나는 이 바이러스가 얼마나 잔인하고 고통스러운지 안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우리 주변의 모든 사람을 지키고, 나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이다. 그것이 내가 마스크를 쓰고 경기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카네이로는 “내가 마스크를 씀으로써, 다른 사람들도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도록 영감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는 바람도 전했다.

카네이로의 이런 원칙은 아픈 경험에서 비롯됐다. 카네이로는 “삼촌이 코로나에 감염돼 한 달 이상 입원을 했다. 그는 병을 이겨내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지금은 그럭저럭 회복됐다. 하지만 여전히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이 코로나로 고통받는 것, 심지어는 (그들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나는 알고 있다. 누구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카네이로는 과거 다른 대회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임했다. 그는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를 뛰었다.

브라질은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가 1980만명으로 미국(3480만명), 인도(3150만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사망자는 55.3만명으로, 미국(61.2만명)에 이어 두 번째다.

도쿄/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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